연예

조선 악녀가 현대 배우로, 임지연X허남준 '혐관' 로맨스 적중

이 작품은 이튿날 방영된 2회에서 전국 시청률 5.4%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의 반응은 더욱 뜨겁다. 넷플릭스 대한민국 시리즈 부문 1위는 물론,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도 글로벌 2위에 오르며 북미와 남미, 아시아 전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이번 작품은 조선 시대의 악녀 강단심의 영혼이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무명 배우 신서리의 몸에 빙의된다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임지연은 사약을 마시고 죽음을 맞이한 과거의 인물과 현대의 인물을 오가는 1인 2역에 가까운 열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사극 특유의 말투를 현대 상황에 접목해 쏟아내는 거침없는 대사들과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액션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임지연이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극찬을 이끌어내며 입소문의 중심이 됐다.상대역인 허남준과의 이른바 '혐관(혐오하는 관계)' 케미스트리도 극의 재미를 더하는 핵심 요소다. 허남준은 안하무인 재벌 3세 차세계 역을 맡아 현대 사회에 적응하려는 임지연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첫 만남부터 따귀를 주고받는 강렬한 전개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코믹한 전쟁터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작발표회 당시 허남준이 예고했던 시청률 20% 공약이 허황된 꿈이 아님을 증명하듯 두 배우의 호흡은 극 초반부터 완벽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극 중 신서리가 촬영 현장에서 보여준 기행이 '희빈 빙의 밈'으로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전개는 현실의 트렌드를 반영해 몰입도를 높였다. 단역 배우였던 주인공이 뜻밖의 사건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는 과정은 속도감 있는 연출과 만나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또한 흑염소탕을 보고 과거 사약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실신하는 장면 등 판타지적 설정과 코미디가 적절히 배합된 명장면들이 커뮤니티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집계 결과에 따르면 '멋진 신세계'는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 베트남 등 총 24개국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도 TOP10 진입에 성공하며 동양적인 빙의 소재가 서구권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SBS 금토드라마가 그동안 쌓아온 흥행 불패 신화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K-콘텐츠의 장르적 확장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받는다.작품은 이제 주인공 신서리의 본격적인 현대 적응기와 차세계와의 위험천만한 공조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의 악녀가 현대의 자본주의 괴물과 손을 잡고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뒤흔들지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방영 2회 만에 신드롬의 조짐을 보이는 '멋진 신세계'가 향후 전개에서 시청률 상승세를 어디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방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화

전쟁의 포화 속 베니스… 한국관은 '팔레스타인 연대' 광장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 전단이 흩날렸고, 팔레스타인 연대를 외치는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울려 퍼졌다. 올해 비엔날레는 총감독의 갑작스러운 별세와 심사위원단의 집단 사퇴, 그리고 국가관 황금사자상 시상 폐지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국가'라는 시스템의 본질을 묻는 거대한 논쟁의 장으로 변모했다.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가운데, 한국관은 오히려 '국가'를 덜 대표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해외 비평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최빛나 예술감독이 기획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는 해방 이후 한국 사회의 균열과 미완의 상태를 거대 담론이 아닌 섬세한 관계망으로 풀어냈다. 미국 문화매체 옵저버는 이를 '살아 숨 쉬는 기념비'라고 평가했으며, 아트뉴스 역시 한국관을 올해 반드시 봐야 할 톱10 국가관 중 하나로 선정하며 공간이 주는 사유적 울림에 주목했다.전시의 핵심은 최고은과 노혜리 작가를 주축으로 소설가 한강, 뮤지션 이랑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참여한 '펠로우십' 구조에 있다. 이들은 제주 4·3과 5·18, 그리고 최근의 탄핵 정국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기억들을 여성의 연대와 돌봄, 씨앗의 생명력이라는 키워드로 엮어냈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설치 작품 '더 퓨너럴'은 한국관 내부의 오간자 설치물과 어우러지며, 국가라는 거대 요새 안에서 개인이 찾는 안식처인 둥지의 감각을 시각화했다.이번 한국관 전시에서 가장 파격적인 시도는 인접한 일본관과의 경계를 허무는 협업 프로그램이었다. 최고은 작가의 설치 작품 '메르디앙'은 한국관 내부를 관통한 동파이프가 일본관의 울타리를 넘어 땅속으로 파고드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마치 막힌 혈관을 뚫는 침술처럼, 국가관이라는 폐쇄적인 경계를 은밀하게 흔드는 조용한 반란이다. 1995년 뒤늦게 건립되어 자르디니 끝자락에 숨겨지듯 자리 잡은 한국관의 지정학적 위치를 역설적으로 활용해 국가 간의 대화와 흐름을 제안한 것이다.비엔날레 현장의 정치적 연대는 한국관 내부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전시장 한편에는 팔레스타인 연대 메시지가 부착되었고, 최빛나 감독은 팔레스타인 연대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비엔날레가 경쟁 중심의 황금사자상 대신 관람객 투표 방식인 '비지터 라이언스'를 도입한 것도 이러한 위계적 구조에 대한 반성적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한국관은 화려한 시각적 스펙터클 대신 관람객이 옥상에 올라가 머물며 사유할 수 있는 광장을 제공함으로써 소비되는 전시가 아닌 공유되는 공간을 지향했다.전쟁과 분열의 시대 속에서 열린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는 예술이 국가의 홍보 수단이 아닌, 인류 공통의 아픔을 치유하고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한국관이 보여준 낮은 목소리의 연대는 거창한 선언보다 강한 울림을 주며 자르디니의 지정학적 풍경을 새롭게 재편했다. 99개 국가관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한국관은 경쟁보다 관계를, 우승보다 해방을 상상하는 임시 시민 광장으로서 11월까지 베네치아의 물결 위를 항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