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재벌집 며느리'가 이번엔 '시한부 친구'로…박지현, '인생캐' 경신 예고

'은중과 상연'을 통해 20대부터 40대까지, 20년에 달하는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는 도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 8일 공개된 짧은 티저 영상 속에서 완벽한 40대 중년 여성으로 분한 그의 모습은 "진짜 40대인 줄 알았다"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작품 공개 전부터 이미 연기력에 대한 신뢰를 입증했다.오는 9월 12일 공개를 앞둔 '은중과 상연'은 일생에 걸쳐 서로를 가장 동경하고 사랑했지만, 동시에 가장 치열하게 질투하고 미워했던 두 친구의 복잡다단한 관계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박지현은 극 중 '천상연' 역을 맡아 배우 김고은(류은중 역)과 애증이 얽힌 깊이 있는 워맨스를 선보인다.박지현이 연기하는 '천상연'은 남부러울 것 없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정작 자신이 결코 가질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를 지닌 친구 '은중'을 평생에 걸쳐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인물이다. 상연은 어떤 이유로 십여 년 전 멀어졌던 은중의 삶에 다시 나타나, 자신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달라는 충격적인 부탁을 건넨다. 이 설정은 박지현이 그려낼 캐릭터가 마주한 삶의 무게와 절박함을 암시하며, 그가 우정과 죽음이라는 극적인 갈림길 위에서 어떤 섬세한 감정선을 그려낼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이번 작품에서 박지현의 연기가 더욱 기대되는 지점은 단순히 20년의 세월을 연기한다는 것을 넘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캐릭터의 내면과 외면을 입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20대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모습부터 삶의 풍파를 겪어낸 40대의 고단함까지, 스타일링의 변화는 물론 목소리 톤, 눈빛, 표정 하나하나에 세월의 깊이를 담아내야 하는 고난도의 연기다.이미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시리즈는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정'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선 보편적인 공감대를 자극할 것임을 시사했다.그의 이러한 자신감은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필모그래피에서 비롯된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야망 넘치는 며느리, '재벌X형사'의 열혈 형사, '유미의 세포들'의 매력적인 경쟁자 등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인물로 완벽히 변신하며 '도화지 같은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특히 영화 '히든페이스'에서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물의 짙은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진가를 다시 한번 증명한 바 있다. 이처럼 장르를 불문하고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드는 그의 연기력이 '은중과 상연'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어떻게 만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

"공포가 곧 힐링이다?"…밤잠 설치게 할 대구의 '기묘한 축제' 정체

게 때로는 등골 서늘한 공포로 카타르시스를, 때로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으로 위안을 선사할 '제22회 호러와 함께, 2025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가 오는 9월 25일부터 10월 12일까지 18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비수도권 유일의 공연 거리인 대명공연거리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다시, 공연에 빠지다'라는 슬로건 아래, 관객들을 현실 너머의 세계로 초대한다.올해 축제의 포문은 이국적인 감성으로 열린다. 25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튀르키예 극단의 '내 손을 잡아줘 로빈(TUT ELİMDEN ROVNİ)'이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설적인 작가 아지즈 네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서커스단 남녀의 대화를 통해 예술가의 고독과 소외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작이다. 호러 축제의 개막을 서정적인 연극으로 여는 파격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공포물 나열이 아닌,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색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또 다른 해외 초청작인 영국의 그림자 연극 '미운오리새끼'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힐링의 순간을 선사하며 축제의 다채로움을 더한다.서울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화제작들도 대구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서울에서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간 창작집단 램스테이지의 '이 여름이 지나면'은 청춘의 사랑과 이별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깊은 공감을 자아낼 예정이다. 또한, 올해 더파란연극제에서 작품상, 연출상, 우수연기상을 휩쓸며 3관왕의 영예를 안은 극단 폼의 '못생긴 남자'는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하지만 이번 축제의 진정한 백미는 바로 대구 지역 극단들이 선보이는 풍성한 레퍼토리다. '축제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는 공식 초청작 6편과 자유참가작 2편은 대구 연극계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극단 구리거울의 '그 집 이야기'부터 극단 하람의 '살인자 k'에 이르기까지, 호러, 스릴러, 힐링 등 각기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8편의 지역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는 '2025 판타지아대구페스타'의 한 축으로서, 비수도권 유일의 공연 거리인 대명공연거리를 활성화하고 지역 공연 예술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축제의 핵심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이홍기 조직위원장의 말처럼, 이번 축제는 "호러와 힐링을 비롯해 국내외 우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구만의 축제"다. 올가을, 짜릿한 공포와 따스한 위로가 공존하는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 현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