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이범수부터 고지용까지…'슈돌' 비극사

전에 배우자와의 혼인 관계를 정리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했다. 방송을 통해 아들 승재와 함께 단란한 가정의 표본을 보여주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그였기에, 오랜 시간 이어진 침묵 끝에 나온 이혼 고백은 팬들에게 적잖은 배신감과 충격을 안겨주었다.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개인의 파경을 넘어 KBS 육아 예능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던 여러 가족의 불행한 근황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과거 이 프로그램에서 다정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배우 이범수는 이혼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대중의 피로감을 높였다. 방송을 통해 아이들의 얼굴과 일상이 낱낱이 공개된 상태에서 벌어진 부모의 갈등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가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했다.가족 예능이 연예인들에게 선사했던 '좋은 가장'이라는 이미지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는 양날의 검이 되었다. 재혼 가정의 감동을 전했던 강경준이나 이혼 후 아이들과의 일상을 공개했던 최민환 역시 사생활 스캔들에 휘말리며 대중의 싸늘한 외면을 받았다.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헌신적인 모습이 실제 삶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분노로 변해 해당 연예인의 복귀를 가로막는 치명타가 되었다.성추문이나 도덕성 논란으로 추락한 사례들은 가족 예능의 위험성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딸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호감도를 높였던 엄태웅은 성매매 사건 이후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당했으며, 쌍둥이 아들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이휘재 역시 가족을 둘러싼 각종 구설에 휘말리며 활동을 중단했다. 가족 전체를 콘텐츠의 소재로 삼았던 대가는 혹독했고, 논란이 터질 때마다 온 가족이 대중의 엄격한 잣대 위에 올라 난도질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가장 큰 문제는 부모의 선택으로 인해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아이들이 겪어야 할 고통이다.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이 전국에 중계된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이나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원치 않는 관심의 대상이 된다. 고지용이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혼 사실을 숨겼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공개된 아이의 과거 영상들은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낳고 있다.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아이들의 미래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가족 예능은 연예인들에게 친근함을 무기로 제2의 전성기를 열어주는 지름길이었으나, 이제는 그 허구성이 드러나며 대중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화목함을 연출해야 한다는 강박이 실제 가정의 문제를 은폐하게 만들고, 이것이 훗날 더 큰 폭탄이 되어 돌아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연예인 가족의 사생활이 상업적으로 소비되는 구조 속에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퇴색된 채, 남겨진 아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문화

첨단 기술로 만나는 대한제국…박물관 새단장

히 몰락해가는 왕조가 아닌, 제국주의의 거센 파고 속에서 주권을 지키려 분투했던 근대 국가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물관 측은 국권 상실이라는 비극적 결말 때문에 그간 과소평가되었던 대한제국의 자주적 노력과 근대화 정책을 유물 65점을 통해 상세히 풀어냈다.전시의 핵심은 조선이 근대 주권국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피어난 '대한인'이라는 정체성이다. 고종황제가 아관파천 이후 경운궁으로 돌아와 환구단을 세우고 황제국을 선포한 것은 자주권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결단이었다. 전시장 1부에서는 이를 상징하는 국새 '칙명지보'와 황제 즉위식의 생생한 기록인 '대례의궤' 등을 통해 황제국의 위엄을 보여준다. 특히 7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고종황제의 어진은 당시의 긴박했던 시대상을 묵직하게 전달한다.2부에서는 행정과 교육, 예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난 근대적 변화상을 다룬다. 서구식 제도를 도입해 국가 시스템을 정비하고, 신문과 잡지를 통해 대중의 의식을 일깨우려 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통과 서구적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당시의 예술품들은 대한제국이 지향했던 근대화의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이는 대한제국이 외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시대적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시기의 저항과 투쟁은 3부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다. 을사늑약에 항거해 자결한 민영환의 유물과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은 '대한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결기를 느끼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보물 '데니 태극기'는 고종황제가 자신의 외교 고문이었던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당시의 복잡했던 국제 정세와 자주 독립을 향한 열망을 동시에 상징하는 유물로 손꼽힌다.이번 개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유물과 첨단 기술의 조화다. 투명 OLED와 인공지능, 곡면 스크린 등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5종의 영상 콘텐츠는 관람객들이 대한제국의 근대화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1996년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할 때 발견된 동제 상량문 정초 은판이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것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이는 과거의 아픈 역사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조망하려는 전시 의도를 잘 보여준다.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대한제국이 스스로 근대를 준비했던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역사의 출발점을 제대로 살피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제국실의 재단장과 더불어 19세기 조선의 변화상을 담은 조선3실도 새롭게 구성되어, 민초들의 성장과 개항의 움직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실패한 역사가 아닌, 오늘날 대한민국의 뿌리가 된 치열한 도전의 기록으로서 대한제국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