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아빠와 딸 같다"…이정재·임지연, 18살 차이 로맨스 결국 '독' 됐나

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18살이라는 상당한 나이 차이가 시청자들의 몰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제기되었던 우려는 드라마가 베일을 벗은 후 더욱 거센 비판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로맨스 장르의 성패를 좌우하는 '케미'가 나이 차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두 배우 모두 연기력으로는 정평이 나 있지만, 시청자들이 감정적으로 동화되기 어려운 로맨스 라인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제작발표회 당시 이정재와 임지연은 나이 차이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정재는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고, 임지연 역시 "또래 배우보다 훨씬 편하다"며 호흡을 과시했다. 심지어 이정재는 "임지연이 나를 꽂아줬다"는 농담을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두 베테랑 배우의 노련한 코믹 연기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정작 로맨스 연기에서는 "삼촌과 조카 같다", "아빠와 딸처럼 보여 설레지 않는다"는 등 몰입이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배우들의 자신감과 실제 시청자들이 체감하는 감정선 사이에 큰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논란은 단순히 두 배우의 나이 차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드라마의 억지스러운 전개와 촌스러운 연출 방식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레드카펫에서 넘어져 속옷이 노출되는 등 과장된 코믹 설정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특히 임지연이 연기하는 여자 주인공 위정신 캐릭터에 대한 불호의 목소리가 높다. 명문대 출신 기자라는 설정이 무색하게, 사람을 밟고 도망치거나 병실에 무단으로 침입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등 무례하고 민폐를 끼치는 행동으로 일관해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나이 차는 참고 보려 해도 여주 캐릭터가 너무 비호감이라 보기 힘들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올 정도로 캐릭터 설정의 실패가 드라마의 발목을 잡고 있다.작품을 향한 혹평은 고스란히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1회 시청률은 5.5%로 무난하게 출발했지만, 2회 만에 4%대로 주저앉으며 하락세를 보였다. 화제성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11월 1주 차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도 이정재만이 8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결국 '얄미운 사랑'의 부진은 코미디는 잡았을지 몰라도, 로맨스라는 핵심을 놓친 결과다. 이제 제작진은 배우들의 나이 차이라는 표면적인 문제를 넘어, 작품의 완성도 자체를 향한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문화

사라지기 전에 붙잡았다…'최초'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은 10가지 보물들

근현대문화유산법'에 따라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첫 예비문화유산 목록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아 등록문화유산이 될 수 없는 근현대 유물 중 보존 가치가 높은 것들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50년이라는 시간의 문턱을 넘지 못해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우리 주변의 소중한 이야기들이 이제 국가의 관리 아래 체계적으로 보존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10건의 유물들은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궤적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이번 목록에는 한국 민주주의와 평화의 역사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대거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는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넘어,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고인의 헌신을 증명하는 역사적 증표다. 또한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은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던 치열했던 시대정신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담은 상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남북 화합의 물꼬를 텄던 순간도 유물로 남았다. 1991년 최초의 남북 단일팀이 사용했던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기념물'은 한반도기가 새겨진 삼각기와 선수들의 서명이 담긴 탁구채를 통해 분단 속에서도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었던 감동의 순간을 생생하게 증언한다.개인의 삶과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유물들 역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는 스님이 땔감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 수행하며 스스로를 성찰했던 도구로, 그의 철학과 가치관을 상징한다.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들이 한센병 환자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흔적이 담긴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는 국경을 초월한 숭고한 인류애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광복 이후 최초의 하계올림픽 금메달인 '양정모 레슬링 선수 금메달'과 한국 산악사의 새 시대를 연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 그리고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린 '88 서울올림픽 굴렁쇠'는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기록이다.사라져가는 산업과 생활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유물도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 의성 지역의 산업을 이끌었던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는 국내에 유일하게 완전한 형태로 남은 기계로, 지역 주민과 기업이 합작하여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처럼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10건의 유물들은 단순한 옛 물건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며 우리와 함께 울고 웃었던 역사의 생생한 증인이다. 국가유산청은 관보 고시를 거쳐 이들을 최종 선정하고, 앞으로도 50년이 가까워지는 유물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근현대사의 기억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