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JYP 고덕 신사옥 백지화 수순

약 3년 만에 방향을 틀 가능성이 커졌다.JYP 신사옥 설계를 맡은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지난 1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JYP 측으로부터 사업 철수 방향의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전면 백지화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JYP 측은 이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사옥 사업을 이어가기 위한 핵심 전제가 흔들리면서 철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문제가 된 것은 JYP 신사옥 예정지 인근 부지다. JYP가 토지를 매입할 당시 해당 부지는 공원용지였지만, 이후 자족지원시설용지로 바뀌었다. 이 부지는 약 1만3261㎡ 규모로, 용도 변경에 따라 18~19층 규모의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해당 부지는 JYP 신사옥 예정지와 불과 약 20m 떨어져 있다. JYP 입장에서는 공원을 전제로 마련했던 설계 방향과 공간 구상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근에 고층 건물이 세워질 경우 신사옥의 조망과 개방감, 프라이버시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유 교수는 JYP가 처음부터 철수를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JYP 측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여러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용적률을 적용하더라도 건물 높이를 6층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 공원 위치를 조정해 새 건물이 신사옥과 더 멀어지게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결국 JYP는 당초 계획했던 신사옥의 목적과 설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사옥 사업이 멈출 경우 단순히 건물 하나가 들어서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고덕 일대의 문화·산업적 확장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유 교수는 JYP가 고덕동에 자리 잡았다면 해당 지역이 새로운 K팝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봤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사가 입주하면 관련 기획사와 영상 제작사, 공연 산업, 숙박·식음료 업종 등이 함께 유입될 수 있고, 해외 팬과 관광객 방문도 기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서울주택도시공사 측은 해당 부지 용도 변경이 학교시설 설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고덕강일지구 내 필요한 학교 건립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절차에 따라 녹지를 축소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녹지들은 원형보존지 등으로 지정돼 있어 조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해왔다.그러나 유 교수는 이번 사안을 JYP의 조망권이나 기업 이익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초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계획된 땅을 개발용지로 바꿔 매각하는 결정 자체가 도시계획 관점에서 따져볼 문제라고 강조했다.그는 도심 내 공원은 한 번 사라지면 다시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땅값이 계속 오르는 도시에서는 공원을 개발용지로 바꾼 뒤 다시 녹지로 되돌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유 교수는 서울시가 이번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용산공원 등 대형 녹지 보존의 필요성을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산하 공기업을 통해 공원 부지를 개발용지로 바꾸는 것은 정책적 일관성 측면에서 의문이 남는다는 것이다.그는 가장 바람직한 해법으로 해당 부지를 다시 공원으로 복원하고, 학교 건립 비용은 다른 재원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JYP의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간 기업이 사업 조건과 이해관계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고 평가했다.현재 JYP는 공식적으로는 사업 방향을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설계자 측이 백지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고덕 신사옥 프로젝트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

화장실 위 다비드상? 독산역에 등장한 ‘씻는 조각’

변에 설치돼 있었다. 흔히 미술관이나 광장에서 볼 법한 모습의 조각상이 지하철역 화장실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이용객들의 시선을 끌었다.처음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조형물의 용도를 두고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장식물인지, 전시 작품인지, 혹은 누군가 임의로 가져다 놓은 물건인지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이 조형물의 실제 정체는 ‘비누’였다.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시민들이 손을 씻으며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공예술 작품이다.해당 작품은 금천예술공장과 아트센터예술의시간이 함께 기획한 ‘화장실 프로젝트: 익명의 손들, 유물이 된 일상’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프로젝트에는 신미경 작가가 참여했다. 신 작가는 비누를 재료로 고전 조각이나 문화재 형식을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은 독산역을 비롯해 금천뮤지컬센터 등 금천구 내 화장실 총 4곳에 놓였다.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작품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을 통해 변화시키는 데 있다. 시민들이 손을 씻으며 비누 조각상을 만지고 사용하면 표면은 조금씩 닳고 형태도 변한다. 기획 측은 이 과정을 약 1년간 기록하며, 일상적 행위가 예술 작품에 남기는 흔적을 관찰할 예정이다.화장실은 누구나 오가지만, 대개 예술을 감상하는 장소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공간에 작품을 들여놓고, 시민의 손길을 작품 일부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술관의 전시실처럼 조용히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씻고 만지고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행동이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이다.작품을 본 시민과 누리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화장실에서 만나는 예술이라니 신선하다”, “비누가 조각상이라는 발상이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반면 “누가 가져가면 어떻게 하느냐”, “사용하다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 “작품인지 몰라서 당황할 것 같다”는 우려도 이어졌다.다만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나며 닳고 변형되는 과정을 전제로 한 작업이다. 일반적인 조각처럼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익명의 시민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일상의 물건이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데 초점이 있다.독산역 화장실의 비누 조각상은 평범한 공간에 놓인 낯선 예술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어떻게 불러일으키는지 보여준다. 손을 씻는 짧은 순간조차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공공예술의 색다른 가능성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