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숨죽여 펑펑 울어' 구준엽, 애절한 근황

월을 돌아 다시 만난 영화 같은 사랑이었기에, 홀로 남겨진 구준엽의 애절한 근황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강원래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여러 개의 게시물을 올리며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 방문기를 상세히 전했다. 그는 서희원이 세상을 떠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을 앞두고 친구 홍록기와 함께 무작정 대만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밝혔다. 친구의 깊은 슬픔을 잘 알기에 연락도 없이 찾아간 그곳에서 강원래가 마주한 구준엽의 모습은 처연함 그 자체였다. 강원래의 전언에 따르면 구준엽은 26년 전 서희원이 선물했던 옷이 넉넉하게 맞을 정도로 몸이 야위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오랜만에 만난 홍록기를 보자마자 껴안으며 눈물을 쏟아낸 구준엽의 모습에 세 친구는 한동안 안부도 묻지 못한 채 멍하니 눈물만 닦아냈다고 한다.특히 강원래가 공개한 대기실 일화는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구준엽은 행사장 대기실에서도 한국 가수의 노래를 반복해 들으며 울고 있었고, 종이 위에 무언가를 계속 적고 있었다. 구준엽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강원래가 그 자리를 치우다 발견한 것은 종이 위에 가득 적힌 서희원이라는 세 글자였다. 혹여나 이 소중한 마음이 쓰레기로 버려질까 걱정되어 챙겨뒀다는 강원래의 말에서 진한 우정이 느껴졌다.구준엽의 순애보는 작년 여름부터 이미 많은 이의 가슴을 울린 바 있다. 당시 현지 매체들은 구준엽이 매일같이 아내의 묘지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강원래는 생전 결혼식에도, 갑작스러운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갚기 위해 이번 방문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타이베이에 도착한 강원래가 묘지를 찾으려 하자 구준엽은 묘지 주차장에서 만나자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거동이 불편한 강원래를 위해 구준엽은 직접 그를 업고 계단을 올라 아내가 잠든 곳까지 안내했다. 그리고 차에서 챙겨온 도시락 3개를 꺼내 놓았다. 하나는 먼저 떠난 희원의 것, 나머지 두 개는 남겨진 두 친구의 것이었다.아내의 묘 앞에서 원래야 인사해 희원이야라고 말하며 같이 맛있게 밥 먹자고 속삭이는 구준엽의 모습에 현장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강원래는 친구의 그 한마디에 눈물이 쏟아져 밥을 한 숟갈도 뜰 수 없었다고 당시의 아픈 심경을 고백했다. 옆에서 숨죽여 펑펑 울던 구준엽의 모습은 지독한 그리움을 대변하는 듯했다.서희원은 지난해 2월 2일 가족 여행 중 걸린 독감이 급성 폐렴으로 악화되면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뜨겁게 사랑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별했던 두 사람은 서희원이 이혼한 뒤 구준엽이 20년 전 번호로 전화를 걸면서 기적처럼 재회했다. 국경을 넘은 재혼으로 전 세계적인 축복을 받았던 이들이기에 1년 만에 닥친 이별은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왔다.구준엽은 지난 2일 서희원의 1주기를 기해 대만 진바오산 추모공원에 아내의 추모 조각상을 완공하고 제막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서희원의 어머니와 여동생 서희제는 물론, 강원래와 홍록기, 대만 스타 뤄즈샹 등 양국의 절친한 지인들이 모여 고인을 추억했다. 비록 육신은 떠났지만 여전히 아내를 위해 비석을 세우고 이름을 적어 내려가는 구준엽의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해 계속되고 있다.해당 소식을 접한 팬들은 20년을 기다려 만났는데 신은 왜 이리 가혹한가, 구준엽 씨가 부디 기운 차리길 바란다, 강원래 씨 같은 친구가 있어 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강원래가 올린 사진 속에서 묘비를 말없이 응시하는 세 남자의 뒷모습은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도 진한 울림을 남기며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사랑은 떠났지만 우정은 남았다. 친구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해 바다를 건넌 강원래와, 아내와의 추억 속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구준엽의 이야기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고 있다.

문화

압도적 스케일로 돌아온 창작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 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지난달 30일 개막한 이번 공연은 오는 4월 26일까지 관객들을 만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할 예정이다.이번 시즌은 10년이라는 긴 역사 속에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기존 소극장과 중극장을 거쳐 성장해온 작품은 이번 10주년을 맞아 1000석 규모의 대극장 버전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동안 쌓아온 제작 노하우를 집약시킨 베스트 시즌이라는 평가답게 개막 첫날부터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며 흥행 가도에 청신호를 켰다.원작인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은 이미 전국 40개 지역에서 누적 관객 11만 명을 돌파하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2016년 소극장 초연 당시부터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이 작품은 2020년 삼연에서 서사와 음악을 대폭 보강한 THE LAST 버전을 선보이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리고 마침내 2026년, 10주년을 기념하는 완성형 시즌으로 돌아와 관객들의 기대감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압도적인 무대 스케일이다. 무대가 넓어진 만큼 구조물과 액션의 강도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극 중 배경이 되는 순임의 슈퍼와 5446 부대, 국정원 요원들의 격투가 벌어지는 2층 구조의 철제 구조물은 대폭 확장되어 무대를 빈틈없이 채웠다. 특히 인물의 심리 상태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악몽 넘버에서는 새로운 철제 구조물을 추가 배치해 긴박함을 더했다. 여기에 파워풀한 액션을 돋보이게 하는 화려한 조명 연출은 관객들이 극 속으로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은밀하게 위대하게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액션 장면은 더욱 밀도 있게 진화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와 타이틀 넘버 은밀하게 위대하게 장면에서는 약 9분 동안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아크로바틱과 정통 무술, 비보잉, 절도 있는 군무가 결합된 고난도 액션은 대극장 무대를 좁게 느껴지게 할 만큼 역동적이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배우들의 숨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매 순간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역시 화제의 중심이다.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하며 원류환 역을 맡은 김동준은 첫 공연을 마친 뒤 공연장을 찾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전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 김찬호는 그 어느 시즌보다 뜨겁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베테랑 오종혁은 대극장 규모로 돌아온 만큼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준비했으니 많이 찾아와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배우들의 싱크로율과 대극장을 가득 채우는 사운드에 만족한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10년 동안 작품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봐 온 오랜 팬들은 이번 대극장 버전이 은위 시리즈의 정점을 찍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창작 뮤지컬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으며 대극장 공연으로 자리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는 탄탄한 원작의 힘에 제작진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비로소 완성형 뮤지컬로 거듭났다. 추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뮤지컬 팬들은 물론 원작 웹툰의 향수를 기억하는 대중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의 내공이 폭발하는 이번 무대가 앞으로 어떤 기록을 써 내려갈지 문화예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